게임 리뷰

[파이널판타지 16] 플레이 후기

Berple 2026. 6. 30. 14:17

파이널 판타지 16은 2023년에 출시된 게임이다. 사실 3년된 게임을 왜 지금와서 리뷰하나 싶을 수 있겠지만, 나에게 플스가 없어 플레이 할 수 없었고...그대신 스트리머 방송으로 보며 굉장히 재밌는 게임같다고 생각했었다. 비록 영상으로 즐겼지만 파판 16의 게임성은 나를 매료시켰고 특히나 소환수 전투 장면을 보면서 "와 이런 게임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된 게임이었다.

아무래도 기획자라면 다양한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얼마전에 엑박 패드를 샀는데, 때마침 파판 16이 세일하는 것을 보고 이번 기회에! 직접 플레이하게 됐다. 직접 해보니 내가 생각한 부분과 다른 것도 있었고,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던 점도 분명해서 리뷰를 남기려고 한다.

 

이름 : 파이널판타지 16 (FINAL FANTASY XVI)
개발사 :SQUARE ENIX, CREATIVE STUDIO III
장르 : 액션RPG
플랫폼 : PC / 콘솔

 

 

[👍긍정적 평가]

취향만 맞는다면 최고의 재미를 보장하는 전투

파이널 판타지 16의 전투는 소환수 능력을 활용한 스킬 액션과 콤보, 윌 게이지를 이용한 그로기 시스템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플레이어는 최대 3개의 소환수 어빌리티를 장착하고, 각 어빌리티마다 2개의 스킬을 세팅해 총 6개의 스킬을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소환수마다 역할이 명확하게 다르다는 것이었다. 근접전에 특화된 능력도 있고, 원거리 견제에 강한 능력도 있다. 적을 강제로 경직시키거나 패링과 가드를 활용할 수도, 공중 콤보에 특화된 능력도 있다. 덕분에 같은 전투라도 어떤 소환수를 조합하느냐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이 크게 달라진다.

소환수 어빌리티 목록

 

파판16의 전투는 대부분 윌 게이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깎고, 무력화된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많은 피해를 넣을 수 있는가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자연스럽게 '어떤 스킬로 윌 게이지를 깎을지', '무력화 상태에서 어떤 순서로 스킬을 사용할지', '근거리와 원거리 기술을 어떻게 조합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새로운 스킬을 획득할 때마다 기존 딜 사이클을 다시 설계해야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과정에서 나만의 딜 사이클을 완성해 가는 전략적인 재미와, 그것을 실제 전투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하는 피지컬적인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패링과 정밀 회피를 성공했을 때 이어지는 슬로우 모션, 강렬한 타격 이펙트, 즉시 이어지는 반격 연출은 플레이어에게 명확한 보상을 제공한다. 내가 타이밍에 맞춰 입력했다는 손맛을 시각적으로도 확실히 전달하기 때문에 전투의 만족감을 더욱 높여주었다.

파판 16 전투 영상

 

 

액션 게임 입문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설계

사실 액션 게임은 입문 장벽이 높은 장르다. 처음부터 공격, 회피, 패링, 가드, 스킬, 콤보까지 한꺼번에 익혀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데빌 메이 크라이처럼 콤보 비중이 높은 게임은 초반부터 많은 정보를 한 번에 전달하기 때문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이 게임은 액션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적을 인식했는지, 초반에는 기본 공격과 회피만 익히도록 만들고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새로운 소환수 능력을 하나씩 해금되게 만들었다. 플레이어는 기존 조작이 익숙해질 즈음 새로운 시스템을 배우게 되고, 다시 적응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전투를 익혀 나갈 수 있었다.

 

접근성 측면에서도 신경을 많이 썼는데, 기본적으로 액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들을 위해 스토리 위주 난이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이를 배려하기 위해 도와주는 장신구(오토 어택, 오토 도지, 오토 포션 등)를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난 사용하지 않았지만 액션 조작에 자신이 없는 유저에겐 많은 도움이 됐을거라 생각한다. 기능을 분명이 나눠놓은며 플레이어가 원하는 만큼 보조 기능을 선택하도록 만든 점이 좋았고, 액션 게임의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의도가 분명하게 느껴지는 설계였다.

 

 

스토리를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보조 시스템

개인적으로 파이널 판타지 16에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 시스템이 스토리 보조 시스템이다.

이 게임은 등장인물도 많고 국가 간 정치 관계도 복잡하다. 자칫하면 누가 누구인지, 지금 어떤 상황인지 헷갈리기 쉽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장치가 정말 잘 마련되어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액티브 타임 로어로, 컷신 도중 버튼 하나만 누르면 현재 대화와 관련된 핵심 인물, 지역, 용어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하포크라테스 일지에서는 지금까지 등장한 인물과 설정을 다시 확인할 수 있고, 비비안 리포트에서는 등장인물 간 관계와 현재 정세를 한눈에 정리해 준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고유한 세계관이 있고 게임 내 등장인물도 굉장히 많은데, 이 시스템이 그 어렵고 복잡한 세계관을 정리해주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복잡한 세계관을 플레이어에게 그냥 던져주지 않고, 필요할 때 언제든 다시 찾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것이다. 스토리 비중이 높은 게임라면 이런 시스템은 플레이어의 진입장벽을 크게 낮춰 줄 수 있다고 판단되었고, 개인적으로는 다른 스토리 중심 게임에서도 적극적으로 참고했으면 하는 시스템이었다.

컷신 도중 바로 정보를 알려주는 액티브 타임 로어
현재까지 나온 정보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하포크라테스 일지
등장인물 간 관계와 세계 정세를 알려주는 비비안 리포트

 

 

압도적인 소환수 전투 연출

파이널 판타지 16을 대표하는 요소를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소환수 전투다. 개인적으로는 이 연출만으로도 이 게임을 플레이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 전반의 전투 연출도 훌륭하지만, 소환수 전투는 그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거대한 소환수끼리 맞붙는 압도적인 스케일, 화면을 가득 채우는 이펙트, 전투마다 달라지는 기믹, 그리고 컷신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연출이 다른 게임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몰입감을 만들어낸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컷신과 실제 플레이의 연결이었는데, 전투 도중 자연스럽게 컷신이 이어지고 곧바로 QTE나 플레이로 연결되면서 마치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안에서 내가 조작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시스템과는 상관없는 얘기지만...파판16은 사운드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 음악과 효과음이 연출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리면서 소환수 전투가 더욱 압도적인 경험으로 다가온 것 같다.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사운드가 게임 경험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소환수 전투가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페이즈마다 스케일과 음악에 변화를 주며 각 페이즈마다 전투 경험이 바뀌는 타이탄 전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타이탄과의 소환수 전투 영상

[🤔 복합적 평가]

말 그대로 '영화 같은 게임'

'영화 같은 게임'이라는 표현은 파이널 판타지 16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보통 이 표현은 깊이 있는 서사와 뛰어난 연출 덕분에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몰입할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실제로 파이널 판타지 16은 스토리와 컷신의 완성도가 높고,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도 뛰어나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플레이어가 직접 개입하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파이널 판타지 16은 게임의 흐름이 '컷신 - 이동 - 전투 - 컷신'의 구조를 반복한다. 컷신의 비중이 상당히 높고, 보스전에서도 여러 차례 컷신이 등장한다. 컷신이 많을수록 스토리에 몰입하기는 좋지만, 반대로 플레이어가 직접 게임을 하는 시간은 줄어든다. 특히 보스전 도중 여러 번 컷신이 삽입되면 전투의 흐름이 끊기고, 내가 기대했던 긴장감이 한 번씩 리셋되는 느낌을 받았다.

 

나 역시 컷신을 크게 싫어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필드를 이동하다가 짧은 이벤트를 위해 반복적으로 컷신이 등장하거나, 보스전의 상당 부분을 컷신이 차지하는 구성은 아쉬웠다. 전투 연출은 분명 훌륭했지만, 그만큼 플레이어가 직접 개입하는 비중이 줄어들면서 '내가 게임을 하고 있는 건지, 영화를 감상하고 있는 건지' 헷갈리는 순간도 있었다.

 

결국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스토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장점이 될 수 있지만, 플레이 비중이 높은 액션 게임을 기대했다면 단점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

 

 

액션 게임치고는 다소 아쉬운 난이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스토리 중심 난이도와 다양한 보조 장신구를 제공한 점은 분명 좋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런 요소를 제외하더라도 전체적인 난이도가 다소 쉬운 편이었다.

 

나는 액션 포커스 모드로 플레이했지만 일반 몬스터부터 중간 보스, 후반부의 주요 보스까지 크게 막히는 구간이 거의 없었다.피지컬이 특출난 편이 아닌 나도 대부분의 전투를 무난하게 클리어할 수 있었고, 몇 번의 시도만으로 대부분의 패턴을 돌파할 수 있었다.

특히 보스전에서는 다양한 기믹이 등장하지만, 대부분 회피하다가 빈틈에 스킬을 사용하는 방식만으로도 충분히 공략이 가능했다. 설령 전투에서 패배하더라도 중간 페이즈부터 모든 회복 아이템을 가진 상태로 부활하기 때문에 반복 도전에서 오는 긴장감도 점차 줄어들었다.

 

덕분에 전투 자체는 끝까지 화려하고 시원했지만, 상대의 패턴을 익히고 공방을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성취감은 부족하게 느껴졌다.

물론 이러한 설계는 더 많은 플레이어가 게임을 끝까지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데빌 메이 크라이나 베요네타처럼 다양하게 콤보를 누르며 나의 실력을 시험하는 액션 게임을 기대했다면 다소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 부정적 평가]

이 게임을 RPG라고 할 수 있을까?

이 게임은 액션 RPG로 분류되어 있지만, 플레이하면서는 RPG보다는 액션 게임에 더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다.

 

레벨과 장비, 스킬 성장 요소는 존재하는데,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플레이어의 선택이 개입할 여지가 적었다.

장비는 대부분 공격력과 방어력 같은 기본 능력치만 상승시키며, 특별한 효과나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는 옵션은 거의 없다. 또한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상점이나 대장간에서 더 좋은 장비를 자연스럽게 획득하게 되기 때문에, 굳이 장비를 얻기 위해 탐험하거나 파밍해야 할 필요성도 크지 않았다.

그냥 방어력과 생명력 수치만 달라지는 장비

 

개인적으로 RPG의 가장 큰 재미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성장 과정이 달라지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능력을 먼저 투자할지, 어떤 장비를 사용할지, 어떤 빌드를 만들지 고민하는 과정이 RPG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파이널 판타지 16에서는 이러한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그나마 여러 효과를 가진 장신구와 소환수 어빌리티 조합을 제외하면 성장 방향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요소가 많지 않았고, 결국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비슷한 성장 과정을 거치게 된다.

기존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가 직업 선택과 캐릭터 육성, 숨겨진 장비, 어빌리티 조합을 통해 다양한 육성 방향을 제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RPG적인 재미는 확실히 옅어진 느낌이었다.

 

 

크기만 크고 실속없는 레벨 디자인

이 게임은 지역 하나하나의 규모가 꽤 큰 편이다. 하지만 탐험할 동기가 부족해서, 넓은 맵이 재미있기보단 지루하게 느껴졌다.

 

필드 곳곳에는 상자와 아이템, 몬스터들이 배치되어 있지만, 이를 통해 얻는 보상이 성장 체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장비의 영향력이 크지 않기도 하고, 앞서 말했듯 스토리만 진행해도 충분히 강해질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이유가 없었다.

 

결국 플레이어는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 위해 넓은 맵을 지나가는 경우가 많고, 이 과정에서 이동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탐험은 결국 '합당한 보상'이 기다린다는 기대가 있어야 의미가 생긴다. 새로운 장비를 얻거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자원을 획득하거나, 숨겨진 콘텐츠를 발견하는 경험이 플레이어를 움직이게 만든다.

 

하지만 파이널 판타지 16은 탐험을 통해 얻는 보상의 매력이 크지 않다 보니, 넓은 필드가 장점이 아니라 플레이 템포를 늦추는 요소로 느껴졌다.

 

 

반복되는 서브 퀘스트와 아쉬운 메인 스토리와의 연결성

파이널 판타지 16의 서브 퀘스트는 대부분 비슷한 구조를 반복한다.

 

[NPC 부탁으로 말 대신 전달하기], [곤경에 처한 사람 도와주기], [필요한 재료나 아이템 구해오기]...

 

일부 퀘스트는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주요 NPC의 서사를 보완해 주기도 한다. 때로는 만족스러운 보사을 주는 퀘스트도 존재한다.

 

문제는 진행 방식인데, 결과적으로 전달하는 이야기는 달라도 플레이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몇 개만 진행해도 비슷한 구조가 반복된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후에는 중요한 보상이 있는 퀘스트가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손이 가지 않게 되었다.

 

메인 스토리와의 연결성도 아쉬운 점이 많았다. 후반부의 주인공은 세계의 운명을 짊어진 인물인데, 그런 상황에서도 NPC들은 재료를 구해 달라거나 사소한 심부름을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 파판 16은 메인 스토리의 긴장감이 강한 게임이라 이러한 괴리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특히 최종장에서는 세계가 멸망 직전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다른 지역을 자유롭게 오가며 서브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었는데, 이 부분이 메인 스토리의 긴장감을 또 다시 감소시키곤 했다.

 

 


이런 저런 문제가 있지만, 나에게는 이만한 게임이 없다

앞서 말한 장점과 단점이 확실해서, 플레이어마다 게임에 대한 평가가 크게 갈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엔딩까지 보고 난 이후 내 의견으론...이 게임은 3년 전에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물론 단점도 더 부각됐지만^^) 우선 액션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진입 장벽이 낮아 누구나 입문하기 쉬운 것이 좋았고, 소환수 어빌리티에 따른 전투 스타일 변화가 커서 그 다음 소환수를 획득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데메크5도 재밌었지만 다양하고 복잡한 콤보를 수행하기가 힘들었는데, 파판16은 그 복잡함을 줄이고 더욱 스타일리쉬 액션에 치중한 것 같았다. 확실히 나는 이런 전투가 취향인가 보다...

 

기획자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파이널 판타지 16은 '한 번쯤 꼭 경험해 볼 만한 액션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전투와 소환수 연출은 다른 게임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압도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전투를 구성하는 요소의 완성도가 높아서 게임 기획자의 입장에서도 배울 점이 많은 작품이었다.

 

 

 

추천 대상
- 빠르고 화려한 액션 게임을 즐기는 사람
- 진중하고 깊은 세계관을 좋아하는 사람
- 영화를 보듯 게임을 즐기고 싶은 사람

비추천 대상
- 묵직하고 난이도 높은 전투를 선호하는 사람
- 컷신 많은 게임을 싫어하는 사람
- 노가다를 통해 캐릭터를 키우는 맛을 즐기고 싶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