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미니맵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았다.
미니맵은 단연 혁신적이고 유용한 시스템이자 대부분의 게임에 필수로 적용되는 기능이다.
하지만 몇몇 게임들은 미니맵을 없애고 다른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한다. 도대체 무엇이 다르기에 필수 기능인 미니맵을 포기하였을까? 이에 대해 얘기하려면 우선 미니맵 시스템을 도입했을때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알아야 한다.
[미니맵 시스템_1] 미니맵의 기원과 의도에 대해
미니맵이란 게임 중 플레이어의 위치와 전장을 작은 지도UI로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우리는 오래전 게임에서부터, 현재까지도 나오고 있는 많은 게임에서 '미니맵'을 볼 수 있다. 미니맵이 없는
berple.tistory.com
앞선 글에서 미니맵의 효용성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 말은 결국 "플레이어의 인지 노동을 미니맵이 대신한다."라는 말과 같다.
미니맵은 편리하지만 '맵을 직접 보고 지형을 인지하는 과정'을 플레이어가 익힐 수 없게 만든다. 방대하고 아름다운 3D 월드를 만들어도 유저는 2D로 구현된 미니맵을 보며 움직이게 된다. 그 편이 길찾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미니맵은 화면의 일부분만 차지하지만, 퀘스트나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서 미니맵을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이 쓰인다.

또한 미니맵에는 많은 마커가 표시된다. 메인 퀘스트, 사이드 퀘스트, 웨이포인트 등등...게임에 따라 많은 요소들이 미니맵에 '점'으로 표시된다. 이렇게 되면 미니맵에 빠져버린 플레이어가 주변을 탐색하지 않고 점 몇 개만 바라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진다. 만약 미니맵에서 모든 걸 표시해주지 않았다면, 플레이어는 주변에 무엇이 있을 지 몰라 열심히 탐색했을 수도 있다. 가야할 목적지가 점으로 찍혀 있는건 분명 편리하지만, 예상치 못한 서브 퀘스트나 보물상자를 통해 '우연하 발견하는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미니맵에 의존하면 환경 요소를 직접 관찰하고 지형을 외우려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점점 더 UI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그래서 더욱 수동적으로 변하게 되고, 배경 그래픽이나 캐릭터의 움직임, 디테일한 환경 요소, 스토리텔링 요소를 놓칠 수도 있다.
미니맵에 동반되는 부작용이 꽤 큼에도 많은 게임사가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우선 게임 장르에 따른 필수성에 의해 지우지 못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RTS, MOBA, 샌드박스 장르 등등) 또한 대규모의 오픈월드에서도 미니맵을 많이 쓰는데, 월드 크기가 지나치게 큰 게임에서 최소한의 가이드가 없으면 플레이어가 피로도를 느낄 수 있기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도입하기도 한다. 미니맵 없이 플레이어가 길을 잃지 않게 만들려면 레벨 디자인을 잘 해야하는데, 랜드마크를 통한 동선 설계, 조명 배치, 지형의 경사와 고저차 등등...높은 퀄리티의 레벨 디자인의 업무는 어려울 뿐더러 비용과 시간도 많이 들기에 현실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엔 미니맵 대신 다른 방법을 제시한 게임들에 대해 알아보자.
미니맵을 자연스럽게 대체하며 화면을 바라보게 만드는 UX를 구축하기 위해, 다른 게임은 무엇을 도입했을까?
1. 방위 나침반
화면 상단에 가로 바 하나를 두고 방위와 마커 방향만 표시하는 방식이다.
지형과 경로까지 모두 알려주던 미니맵과는 달리 목적지의 방향만 제시할 뿐, 어떻게 가야 하는지, 무슨 길을 따라가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어느 길로 갈지는 플레이어가 실제 지형을 보고 직접 판단해야 한다.
나침반 시스템은 정보를 한 번에 제공하지 않고 단계별로 나누어 제공한다. 먼저 나침반 UI에 마커가 등장하고, 마커에 가까워지면 지형이 드러나면서 외관을 확인하고, 그 안에 진입하면서 모든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정보 표시는 UI에서 시작되지만, 플레이어가 실제 공간을 인지하는 과정이 그 사이에 반드시 끼어든다.
나침반 UI는 보통 화면 구석에 위치한 미니맵과 달리 화면 상단에 얇게 표시된다. 화면 상단에 놓인 나침반은 플레이어의 시선을 게임에서 벌어지는 일 가까이에 붙들어둔다. 모서리까지 시선을 옮겨야 했던 미니맵과 비교하면, 시선의 이동 거리를 확연히 줄이는 셈이다.

나침반은 미니맵 대안 중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다.
방향 외에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목적지로 가던 중 우연히 마주친 장소로 새기가 쉽다. 나침반 UI를 도입한 대표적인 게임, 스카이림이 "딴 길로 새는 게임"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을 취재한 기자는 미니맵이 사라진 덕분에 시선이 화면 구석 대신 게임 세계에 훨씬 더 몰입했다고 전했다. 이에 개발진은 해당 결정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아이콘에서 아이콘으로 이동하는 관습을 깨고 싶었고, 나침반은 여전히 힌트를 주지만 플레이어의 참여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Assassin’s Creed Origins Director Talks Ditched Mini-Map & Desert Hallucinations
Assassin’s Creed Origins is ditching the mini-map and the game’s director has explained reasons behind the decision. Find out more on the subject here.
www.player.one

2. 다이제틱 UI
'다이제틱 UI'란 게임 속 세계관과 캐릭터가 직접 인지하고 상호작용하는 인터페이스 요소를 말한다.
UI로 표시되던 안내 정보를 월드 내에서 일어나는 물리 현상으로 나타내는 것이 바로 다이제틱 UI이다. 길을 안내하는 방식이 월드에 투영되기 때문에 별도의 UI가 존재하지 않고, 기능과 연출이 분리되지 않아 몰입감을 높인다.
'고스트 오브 쓰시마'에는 월드맵에서 목적지를 지정한 뒤 터치패드를 위로 스와이프하면 목적지 방향으로 바람이 분다. 플레이어는 맵 마커가 아니라 목적지를 향해 부는 바람을 보고 따라가고, 풀의 흔들림과 떨어지는 나뭇잎을 눈으로 읽어야 한다. 실제 개발자들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쓰시마 섬의 자연적 특징뿐만 아니라 일본 역사 속 한 시대까지 몰입감 있고 사실적으로 구현한 게임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그렇게 자연스레 길을 안내하는 '바람'을 만들고, 연기 기둥과 동물, 반딧불이를 활용하여 미니맵을 대체했다.
How It's Made: The world of Ghost of Tsushima
Here's how Sucker Punch Productions built its latest hit.
www.espn.com

'완다와 거상'에서는 더욱 특이한 방법을 사용한다. 빛이 드는 야외에서 검을 높이 들면 햇빛이 반사되는데, 빛이 한 점으로 강하게 모이는 방향이 목적지를 가리킨다. 검으로 빛을 모아 안내하는 방법은 사실 플레이어 입장에선 귀찮은 방식이다. 플레이어는 길을 알아내기 위해 굳이 해야할 행위가 늘어나고, 길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귀찮은 방식을 사용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완다와 거상은 HUD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한 게임이다. 체력이나 스태미나를 제외하면 화면에 상시 표시되는 UI가 거의 없다. 이런 방침에서 미니맵이나 나침반을 화면에 띄우기보단, 안내 방식을 게임 세계 안에서 찾는 선택지를 고려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 불편함이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 완다와 거상에는 표시해야 할 목적지가 많지 않다. 거상 16마리가 전부이고, 사이드 퀘스트나 수집 요소도 없다. 길 안내를 확인할 일 자체가 드물기 때문에 한 번의 불편함이 커도 게임 전체로 보면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 오히려 이 불편함이 얻어낸 것도 있다. 방향을 확인하려면 검을 들어 빛을 모아야 하는데, 그동안 플레이어는 화면에 펼쳐진 풍경을 볼 수밖에 없다. 미니맵이었다면 달리면서 힐끗 보고 지나쳤을 순간이 잠시 멈춰서 세계를 바라보는 시간이 된다.

다이제틱 UI는 세계관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는 점에서 세련된 방식이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
우선 세계관 의존도가 매우 높다. 쓰시마의 바람은 자연이 배경이었기에, 완다의 검광은 태양 아래 야외였기에 가능했다. 다른 게임의 방식을 그대로 가져올 수 없고, 세계관에 맞는 은유를 처음부터 새로 찾아야 한다.
정밀도가 낮다는 점도 문제다. 바람은 방향을 알려주지만 거리는 알려주지 않는다. 목적지가 촘촘히 모여 있는 도시형 지형에서는 해상도가 부족해 안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설계에 드는 비용이 생각보다 크다. 화면에 아이콘 하나를 띄우는 일과 달리, 세계 안에서 방향을 표현할 방법을 찾고 그것을 플레이어가 읽을 수 있게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
3. 게임 속 도구
몇몇 게임에선 캐릭터가 소지한 물건을 통해 위치와 방향 정보를 보여준다.
지도, 나침반, 트래커, 스캐너처럼 게임 안에 실재하는 도구를 직접 꺼내 들어야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앞서 다룬 다이제틱 UI와 다른 점은, 이 유형의 도구는 캐릭터가 직접 소유하고 몸에 지녀야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방식은 게임의 시대상과 캐릭터의 직업, 게임의 분위기를 드러내는 데 효과적이다. 중세 용병이 종이 지도를 펼치는 것과 SF 요원이 홀로그램을 띄우는 것은 같은 기능이라도 완전히 다른 인상을 준다. 또한 도구를 꺼내는 동안 다른 행동이 제한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언제 지도를 볼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도구를 꺼내 지도를 보는 것이 하나의 게임플레이 판단이 될 수 있다.
이 분야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는 파 크라이 2다. 파 크라이 2는 HUD로 표시되던 정보 대부분을 없애고, 캐릭터가 직접 물건을 꺼내 확인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위치는 종이 지도와 나침반으로, 시간은 손목시계로, 무기 상태는 총을 직접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확인한다. 지도를 펼치는 동안에는 무기를 꺼내들 수 없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만 지도를 열어보게 된다.

해적이 되어 보물을 찾는 게임, 씨 오브 시브즈에서도 비슷한 형식으로 맵을 확인할 수 있다. 특이하게도 이 게임에선 지도가 배 아래층에 있고, 26칸 격자에 알파벳과 숫자 좌표로 구획되어 있다. 지도는 한 번에 한 사람만 조작할 수 있다.
(약간 주제를 벗어난 얘기지만) 씨 오브 시브즈는 멀티플레이가 주요 콘텐츠인 게임인데, 어째서 이런 불편한 방법을 추구했을까?
이유는 이 게임의 목표가 애초에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해적선을 움직이려면 갑판에서 방향을 조종하는 조타수가 필요하고, 지도를 확인하며 방향을 알려주는 항해사가 필요하다. 추진력을 위해 돛을 움직이는 사람, 다른 배를 요격하기 위해 포탄을 채우는 사람도 필요하다. 게임에는 여러 역할이 있고, 각자 자신의 역할을 이행하며 함께 협력해야 한다. 만약 방향을 조종하면서 지도를 동시에 볼 수 있었다면, 해적선에 항해사는 필요 없었을 것이고 서로 소통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이 방식의 핵심은 지도를 확인하는 행위 자체를 게임플레이의 일부로 만든다는 것이다. 본래의 미니맵은 화면 구석에 있는 정보를 그냥 쳐다보기만 하면 되지만, 파크라이2와 씨 오브 시브즈는 캐릭터가 직접 물건을 꺼내 들어야 확인할 수 있다. 캐릭터의 몸은 한 번에 하나만 할 수 있으므로, 지도를 보는 순간 다른 무언가는 할 수 없게 된다. 지도를 확인하는 과정이 단순한 정보 열람이 아니라 판단이 필요한 행동이 된다.
4. 레벨 디자인(랜드마크)
레벨 디자인으로 길을 알려주는 방식은 미니맵, 나침반 같은 안내 UI를 아예 만들지 않는다.
대신 지형지물의 크기와 배치, 시야선을 설계해서 월드 스스로가 방향을 알려주게 만든다.
앞선 세 유형이 전부 화면이나 캐릭터에 무언가를 더하는 방식이었다면, 이 방식은 반대로 아무것도 더하지 않고 지형 자체를 안내 장치로 쓴다. 네 유형 중 유일하게 UI가 아니라 레벨 디자인의 영역에 속한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의 사례를 살펴보자.
야숨에서는 '시커타워' 같은 커다란 랜드마크를 세워두고, 플레이어가 랜드마크에서 랜드마크로 이동하며 탐험하게 만드는 '점 대 점' 방식을 고려했다. 그리고 점 사이를 연결하는 선에 이벤트를 배치함으로써, 플레이어가 랜드마크라는 목표를 가기 위해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탐험을 하게되는 플레이를 유도했다. 하지만 플레이테스트에서 이 방식이 무의식중에 플레이어를 특정 경로로 몰아간다는 평, 일직선으로 진행하는 느낌을 준다는 평이 나왔다. 랜드마크가 목적지를 정해주는 순간 플레이어는 그 랜드마크들을 잇는 최단 경로를 택하게 되고, 결국 게임이 은근히 정해준 길을 따라가게 된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며 나온 것이 삼각형의 법칙이다.
지형을 크기별로 다른 삼각형 단위로 나누어, 대형 삼각형은 멀리서도 보이는 시각적 이정표 역할을 하고, 중형 삼각형은 플레이어의 시야를 가려 그 뒤에 있는 것을 숨기며, 소형 삼각형은 조작 전환이나 구체적인 플레이를 유발하는 템포 조절 역할을 하게 만들었다. 목적지만 보이던 점 대 점 구조에서, 목적지로 가는 길에 뭔가를 가려서 "저 뒤에 뭐가 있는지 모른다"는 감각을 끼워 넣은 것이다. 그 결과 플레이어는 랜드마크로 직행하는 대신, 가려진 것을 확인하려고 경로를 자주 이탈하게 됐다. 같은 이유로 시커 타워의 배치도 재조정됐다. 원래는 진행을 선형으로 강제하는 위치에 있었지만,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 딴 길로 새도록 유도하는 위치로 옮겨졌다.


야숨에는 미니맵이 존재하지만, 모든 정보를 보여주지 않는다. 플레이어는 '시커 타워'를 방문해야만 미니맵을 표시할 수 있다. 또 퍼즐이나 사이드 퀘스트의 위치를 미니맵에 표시해주지 않고, 플레이어가 직접 찾기를 권장한다. 야숨에서는 지형 자체가 이미 안내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미니맵을 꺼도 플레이어가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CEDEC 2017]「ゼルダの伝説BotW」の完璧なゲーム世界は,任天堂の開発スタイルが変わったから
CEDEC 2017では任天堂の存在感が大きいのだが,その中から,「ゼルダの伝説 ブレス オブ ザ ワイルド」のオープンワールドがいかにして制作されたかに関するセッションについて,西川善司
www.4gamer.net
참고로 CEDEC 2017에서 발표된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의 오픈월드 디자인'은 레벨 디자인을 공부한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보았을 아주 유명한 자료이므로, 보다 더 자세한 설명은 해당 자료를 읽어보길 바란다. 야숨의 등장 이후로 많은 오픈월드 게임은 야숨의 '공식'을 따라가게 되었고, 그 후 출시된 많은 오픈월드 게임이 이전보다 더욱 레벨 디자인에 힘을 쓰고 있다.
그래서 미니맵이 있으면 좋다고? 나쁘다고?
여기까지 미니맵을 대체한 네 가지 방식을 살펴봤다. 그런데 이 글에서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미니맵을 없애야 좋은 게임이다"가 아니다. 미니맵이 있어야 하는 게임도 있고, 없어야 하는 게임도 있고, 있는 대신 불편한 도구로 바꿔야 하는 게임도 있다. 중요한 건 그 선택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그 선택이 게임이 원하는 방향과 맞는가다.
미니맵을 그대로 쓰는 오픈월드는 필드를 오가는 피로를 줄이고 싶은 게임이다. 이동 자체보다 이동해서 도착한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 중요하다면, 길찾기에 쓰는 에너지는 아낄수록 좋다. 반대로 나침반이나 다이제틱 UI, 레벨 디자인으로 미니맵을 걷어낸 게임은 플레이어가 화면이 아니라 진짜 풍경을 봐주길 바라는 게임이다. 길을 찾는 과정 자체가 콘텐츠이기 때문에, 그 과정을 편하게 만들면 오히려 게임이 하고 싶은 말을 못 하게 된다.
게임 속 도구도 같은 논리다. 파크라이 2가에서 지도를 손에 쥐여주고, 씨 오브 시브즈에서 지도를 배 아래층에 둔 건 불편함을 주고 싶어서가 아니다. 지도를 확인하는 그 과정 자체를 플레이 경험으로 만들고 싶어서다. 무기를 못 쓰는 순간이 긴장감이 생기고, 혼자 볼 수 없다는 제약때문에 팀원들과 협력하게 된다. 불편함이 목적이 아니라, 불편함을 겪는 동안 벌어지는 일이 목적이다.
미니맵 논쟁은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지, 그 답이 있어야 하는 해결되는 문제다. 답이 "빠르고 편하게 다음 콘텐츠로"라면 미니맵을 넣으면 되고, 반대로 "이 세계를 직접 느끼길 바람"이라면 미니맵을 지우고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화면 구석의 UI 하나로 그 게임이 플레이어가 즐겼으면 하는 경험을 유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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